카피라이터 허정석의 잡문

2013년 6월 3일 월요일

카피라이터와 아트디렉터





카피라이터와 아트디렉터의 서로 다른 세계, 취향, 성격, 관점...

과거에 이 둘은 완벽히 다른듯 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 차이가 분명하지는 않다.
비주얼을 더 고민하는 카피라이터가 있고, 카피를 카피라이터보다 더 잘 다루는 아트디렉터도 있다.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선구자 도데일번벅이 카피라이터와 아트디렉터를 한 방에 넣고 광고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광고 크리에이티브는 확연히 달라졌다. 

카피라이터는 최고의 아트디렉터를 만나야 하고, 아트디렉터도 마찬가지다. 
가장 불행한 카피라이터는 아트디렉터 파트너가 없는 카피라이터다.

카피라이터가 제아무리 자신의 카피에 예리한 칼을 댄다고 해도 그림보다 날카로운 칼은 없다. 아트디렉터가 제아무리 자신의 그림에 선명한 붓질을 한다고 해도 카피만한 선명한 붓은 없다.   

카피라이터는 아트디렉터 파트너가 없다면 훔쳐서라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아트디렉터도 그리해야 할 것이다. 



2012년 2월 28일 화요일

광고인의 눈에는 예술도 광고적인 것만 보인다 2




<생수병 속의 낯선 산수>, 작가 김신혜의 Another Landscape 전의 몇 작품을 인터넷으로 찾아 봤다. 작가는 어느 날, 생수병의 패키지 디자인에 주목했을 것이다. 생수 패키지 안에는 청정한 세계가 담겨 있었고 이를 작가는 놓치지 않았다. 대부분의 생수 제품은 청정자연을 이미지화 하니까. 작가는 이를 재해석 한다. 미국의 팝아트가 소비사회의 대중적인 상품을 소재로 삼은 것처럼 김신혜 작가 또한 상품을 소재로 삼았다. 하지만 동양화의 산수라는 표현 기법이 신선하다. 광고인의 눈에는 예술도 광고적인 것만 보인다. 이 작품들을 보면 광고와 예술의 경계가 언듯 보인다.

2012년 2월 27일 월요일

광고인의 눈에는 예술도 광고적인 것만 보인다 1



뱅크시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LA의 아티스트 티에리 구에타. 그의 첫 전시는 무모와 도발, 상식 밖의 과정으로 완성된다. 전시의 타이틀은 "인생은 아름다워" (Life is beautiful!).
티에리의 작품중에서 나는 캠벨 스프레이가 마음에 든다. 앤디워홀의 캠벨 토마토 스프가 스트릿 아트로 다시 탄생하는 이 생각의 프로세스가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광고인의 눈에는 예술도 광고적인 것만 보인다. 티에리는 아주 광고적인 아티스트다. (거의 광고인이라고 봐야 할만큼), 앤디워홀은 광고인 출신이다. 그가 팝아트를 선택한 것은 운명적일 수도 있겠다.

내가 티에리에게서 광고인의 향기를 느끼는 이유는 첫 째, 그의 닉네임이다.
그의 닉네임은 <MR, Brainwash>. 우리말로 세뇌다. 광고만큼 세뇌를 잘하는 형식은 없다.
둘 째, 티에리는 대중을 안다. 그가 선택한 소재는 대중스타들, 대중적인 상품들이다. 이미 사람들에게 익숙한 인지된 대상을 가지고 작업 한다는 것에서 다분히 광고적이다.
셋 째, 그의 작품을 만드는 생각의 방법론이 아주 광고적이다. 유명한 것, 잘 알려진 것, 혹은 자신이 마음에 드는 작품을 재해석 하고 바꾼다. 재창조하는 것이다.

광고로 예술을 하는 아티스트, 광고와 예술의 경계에 서 있는 아티스트, 모방이 아니라 훔칠 줄 아는 광고적인 아티스트, 그가 바로 미스터브레인워시, 티에리 구에타다.